마이클 애플

* 2014년 마이클 애플 교수 초청 심포지엄 준비위원회의 소개글

마이클 애플(Michael W. Apple, 1942년생, 위스컨신대 석좌교수)은 교육학자가 되기 이전에 교사였으며 교원노조의 대표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런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교육학자가 된 이후에도 꾸준히 교육을 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위치시켜 통합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진보적 지식인의 모습을 견지했으며, 교육운동과 사회변화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1989년 방문 당시 전교조지지 발언으로 안기부의 감시와 억류를 당한 적이 있는, 한국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세계적 교육석학이다.(연구실 문에 우리말로 자기 이름까지 써두었다고 한다.) 2001년 방문 때에는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신헤게모니 블록이 시장원리로 교육을 '개혁'하는 것의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Ideology and Curriculum』(1979, 한국어판 제목『교육과 이데올로기』)은 지난 100년 동안 교육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세계적인 책 20권에 선정되었으며, 국내에서도 1980~90년대 진보적 교육 영역에서 『교육과 권력』등과 더불어 필독서 가운데 하나였다.
오랫동안 교육과정의 정치적 성격 분석에 헌신한 그는 “기존의 교육과정을 비판적인 통찰력으로 해체하고, 새로운 지식을 개발”하려는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의 강연 등 신자유주의 헤게모니 블록에 균열을 내기 위한 연대를 실천하고 있다. 

* 2001년 마이클 애플 초청 강연회 자료집에 수록된 소개글 


마이클 애플은 “교육과 권력”, “교육과 이데올로기” 등의 저서를 통해 국내에 알려진 미국의 교육학자이다. 이 저서들은 한국의 교육사회학계에는 물론, 교육 운동의 이론 학습에 있어서 필독서이기도 했다. 현재, 미국 위스컨신 대학교(매디슨) 교육정책학과 및 교육과정학과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교육학자가 되기 이전에 그는 초․중등학교 교사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교원노조의 대표로 활동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험이 큰 밑바탕이 되어 교육학자가 된 이후에도 꾸준히 교육을 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위치시켜 통합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좌파적 지식인의 모습을 견지하고 있으며, 교육 운동과 사회 변화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마이클 애플은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자신의 중심테마로 삼아왔다. 이른바 교육과정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 즉 교육과정사회학이 그의 주된 연구분야이다. 커리큘럼을 포함한 학교교육 과정은 제도 교육 바깥의 보다 넓은 사회적 힘의 관계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그의 저작을 관통하는 기본적 문제의식이다. 그리하여 그는 교육과 사회적 힘의 관계가 갖는 매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해왔다. 그의 저작 곳곳에 매우 빈번히 등장하는 ‘정치학politics'이라는 용어는 바로 ‘힘의 관계’와 그 역동에 대한 관심의 자연스런 결과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사회적 실재의 구성은 모두 모종의 힘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정치’를 인간의 행위 선택 혹은 배제 과정, 혹은 행위선택을 강제하는 구조의 압력행사로 본다면, 이것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그의 논의는 기존의 교육과정사회학 논의나 재생산이론의 연장선상에 서 있지만, 이를 ‘脱재생산’ 논의로 연결시키려 했고, 계급결정론 등의 환원주의적 설명틀이 안고 있는 난점을 극복하려는 이론적 시도를 해왔다. 그는 기존의 재생산 이론이 학교가 수행하는 사회적 기능(재생산)을 설명함에 있어서 기능주의적 시각과 다를 바 없이 현실에 대한 숙명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요컨대, 학교가 수행하는 불평등의 재생산 기능이 별다른 갈등과 저항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듯이 묘사했던 재생산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애플은 학교를 ‘갈등의 장소’, ‘쟁송의 지대’로 본다. 이런 점에서 기존의 재생산이론이 간과했던 ‘저항’의 가능성, 그리고 이러한 모순과 갈등이 변화의 고리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항과 변화를 위해 교육 주체들의 연대가 중요하며, 그러한 운동의 중심에 교사가 서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교육 내의 모순이 계급은 물론 성이나 인종적 분업관계가 갖는 사회모순과 접합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은 네오 맑시즘적 입장을 취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포스트주의자들이 간단하게 폐기해버린 ‘거대담론’을 견지하면서 이론 활동과 정치 활동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 주의자들과는 구별된다. 이는 ‘저항이론가’의 대표적 학자로 거론되는 헨리 지루 등이 문화적 다양성의 인정 혹은 포스트 모더니즘쪽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마이클 애플은 비판적 교육과정 논의를 중심으로 자신의 학문세계를 구축해왔으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사회 평등에 대한 신념을 결코 포기하지 않아 왔다. 90년대 들어서는 미국의 교육개혁 흐름이 갖는 영향 특히 교육 시장화와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되는 불평등 심화의 가능성, 그리고 ‘보수회귀(conservative restoration)’ 경향과 우파의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활발히 개진해 왔다.

애플의 최근 주장 : 시장원리로 교육을 ‘개혁’한다?

마이클 애플은 “교육개혁”이 교육이 사회이동 가능성 확대와 사회 평등 기제로서의 역할을 공격하면서 불평등한 지배질서를 효율적으로 재생산하는 도구로서 재구조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은 꾸준히 비판해 오고 있다. 그는 우파연합에 의해 교육개혁이 주도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경우 ‘외형적인 합리성’으로 포장된 교육의 선별기능을 통해 불평등의 유지를 정당화하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미국의 교육개혁방향을 추종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교육개혁정책의 기조를 이루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방향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마이클 애플은 최근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나라들은 교육수요자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국가시험과 시험성적공개를 통해 교육기관의 질을 국가가 평가하려 하고 있다. 이런 방향의 개혁은 누가 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느냐, 누가 더 경제적으로 부유한가에 따라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교육기회를 결정되게 된다. 하지만 선진국가의 일련의 개혁은 개혁의 목적의 하나인 다양성과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보다 학교간, 학생간의 경쟁만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 빈민, 여성, 이민족 등 경제적으로 하위에 있는 계층들은 시장원리로 움직이는 교육영역(교육시장)에서 배제되어 교육의 질을 보장받을 수 없는 ‘공교육’으로 내몰렸을 뿐 아니라 게다가 이 모든 것을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차이로 받아들여야 하는 사회진화론적 경향의 피해자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중하위계층은 그동안 국가가 제공하던 최소한의 교육의 기회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아울러 맑스주의 등 계급모순에 기초한 거대담론을 성급히 폐기한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는 글을 발표하였다.
요컨대, ‘소수자’에 대한 지대한 애정과 그들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의 한 도구로 비판적 교육학이라는 ‘연장’을 사용하는 그의 저작 곳곳에서 현재 위협받고 있는 ‘평등주의적 관점’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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